은별의 잡동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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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외선생님 그리고 아이 학습에 대한 개똥철학 JY학습



4월 초에 과외선생님 매칭 사이트라는 자란다를 통하여 교대생 한 분을 4회짜리 과학수업 선생님으로 모셨다.
교구를 사용하는 수업이고 아이가 그 시간을 아주 즐거워하는 것 같아 혹시 수학이 가능할지 넌즈시 여쭤보니, 본인은 수학 쪽은 아직 아이 수준에 맞춰 줄만한 강의스킬이 부족한 듯하여 어려울 것 같다고 고사하셔서, 안타깝게도 다른 분을 찾아보게 되었다.


운이 좋았는지 타이밍 맞추어 아주 가까운 곳에 사시는 분을 모실 수 있었다.
(애엄마가 해서 어느 사이트였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성○숙 선생님. 비록 60대지만 우리학교 공대 졸. 

유튜브 동영상을 잠시 만드신 듯하나 21. 2. 21. 이후 영상은 스톱. 모두 고등용이고 초등용 영상은 없다.

인근에서 수학 어려워하는 5학년도 가르치시고 있다 한다.

5/8(토) 1시간 정도 시범강의. 

너무나 유쾌하시고 아이와 합이 너무 잘 맞는다.

일단 3학년 1학기부터 해서 주1회씩.
매주 토요일에 하기로 했다.

당분간 영어 3회 수학 1회 미술 1회로 갈 듯하다.



과외선생님의 대세가 젊은 사람들이다 보니 
대학선배가 아들의 수학과외선생님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에는 생각도 못했었다.
(그러고보니 영어선생님도 나보다 연상이시네. 연상이라고 해봐야 차이는 많이 안 나지만, 이분 딸은 벌써 대학까지 갔다. 걍 아이를 늦게 본 네놈 잘못이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미취학아동에 대한 과외라서 교과에 중요한 내용을 짚어주는 것이 목표가 아니니, 딱히 최근에 학교를 다녔거나 학원 강사 등을 경험했을 필요가 없다.
이미 아이들을 다 키워낸 경험도 있으니 아이와 합만 잘 맞으면 좋은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거기다가 과외선생님들의 목표는 오로지 아빠 대용이다. 
아빠랑은 놀려고만 하지만 선생님 말은 잘 듣거든ㅋㅋㅋ

영어와 미술은 아빠가 젬병이라 애당초 가르칠 능력이 안 되고, 
사실 수학은 직접 해보려고 했었다. 그런데 가르칠 능력은 넘치지만 아이가 아빠와는 놀려고만 하기 때문에, 생활 속 자연스러운 전달은 가능해도 학습식의 전달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직업이 선생님인 엄마아빠들도 자기 아이 직접 못 가르친다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물론 주말 이틀 집에 있으면, 꼭 수학은 아니더라도 5시간 이상 공부는 저절로 된다.
아빠가 역사책이나 과학책을 읽든가 수학문제를 풀고 있으면 자기도 같이 보거나 하겠다고 스르륵 옆으로 온다. 아빠가 하는 건 뭔가 재미있는 걸 혼자 몰래 하려는 느낌이 드나보다. -_-
(엄마는 아무리 해도 안된다는데... 강의경험이 있는게 뭔가 다른가 싶기도 하지만 정작 내가 원인을 모르니 엄마에게 전수가 불가능하다;;; 아무래도 엄마가 책 읽는 건 정말 재미없어 보이나보다. 하긴 아빠는 책 읽으면 실실 쪼개고 있는데, 엄마는 너무 전투적인 표정인 것 같기도 하다.)

이리 와보라는 소리는 안 한다. 시키는 느낌을 안 주면서 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 
일단 옆으로 오면 그 다음부터는 물 흐르듯 넘어간다. 그냥 소크라테스의 문답법 비슷하게 진행된다.
요즘은 아이가 궁금한 내용에 관하여 아빠도 막히는 게 좀 있는데, 그러면 같이 찾아보자 하면서 또 이어나간다.
뭐 이런 식으로 때려넣은 지식이 한가득이다.

하지만 보완해야 할 부분은 많다.
먼저 평일 저녁에 사실상 집에 없어서 일주일에 이틀밖에 없는 불량아빠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이틀 신나게 공부하면서 놀고(?) 5일을 진짜로 논다. 그래서 유치원과 과외선생님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아빠랑 공부하는 건 진도개념이 전혀 없다. 그냥 일상생활에서 나오는 게 다 공부이기 때문이다. 그것이야 문제라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얼기설기 흩어진 것을 하나로 연결하는 뭔가는 있어야 한다. 그런 연결작업이 나중에 학교에서 이루어지거나, 과외선생님으로부터 완성될 수도 있다는 기대를 하는 것이다.


엄마표 학습이라는 걸 블로그에서 많이 읽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보더라도 의무 부과 없이 꾀임으로만 할 수는 없는 것이 엄마표다.
블로그의 일지들을 보면 문제집을 한두 달에 한 권씩 독파하는데... 이건 매일 적어도 30분 이상씩은 엉덩이 붙이는 습관이 생겨야 가능하다.
(그래서 그 일지를 쓰시는 엄마들에게 경의를 보낸다.)

근데 나는 아직 아이에게 공부의 의무를 부과할 생각이 없다. 아직 미취학인 아이에게는 공부도 놀이의 결과여야 한다는 게 내 개똥철학이거든.
아빠랑 그따위로(?) 놀았는데, 아웃풋은 2년 이상 앞서가고 있으니 현 단계에서는 그걸로 충분하다. 의무교육과정인 초등교과는 가장 따라가기 어려운 아이에게 맞춰서 만든 것이라서, 평균만 되는 학생도 몰아붙이면 3년이면 끝낼 수 있다.
이미 반쯤 해버린 아들내미는 속도 내면 2년만에 중학과정까지도 끝낼 수 있을 것이겠지만, 그러면 뭔 재미로 학교를 다닐 것인가. 
돌이켜 보면 학교에서 학습 부분을 배우는 것은 많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학교는 그냥 공동체생활에서 타인을 배려하며 타인과의 관계를 어떻게 원만하게 가져가는가를 배우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교과는 그냥 남들 하는 만큼만 해도 문제가 없었고, 잡학지식만 늘렸던 기억이 난다(그러다가 고등학교에서 1년반이나 꺼꾸러져서 고생 꽤나 했지만).

나도 어릴 때는 놀기만 했었고, 본인들이 어릴 때 이미 사교육을 충분히 겪었던 젊은 부모들과 달리, 과외금지시대의 경험자 입장에서는 아이에게 공부하라는 이야기를 좀처럼 하기 힘들다. 물론 기본적으로 이상한 놈이라서, 내가 어릴 때는 책을 읽는 것 자체가 놀이이기도 했다. 우리 어릴 땐 책이란 놈이 귀해서, 도서관 가는 것도 놀러가는 것이었으니까.
어쨌거나, "공부는 재미없지만 학생이라면 마땅히 그 본분이니 해야 하는 것"이라는 진실(?)을 아직 알려주고 싶진 않다.
그건 평생 습득할 내용의 절반 정도가 머리속에 들어간 다음에 해도 된다.


지금까지 모신 선생님들은 다 저 철학에 부합하는 분들이었다. 
아이도 엄마도 아빠도, 아직까지는 운이 참 좋다고 생각한다.